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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제20대 미래캠퍼스부총장 취임사 2024.02.22

취 임 사



   오늘 제20대 미래캠퍼스부총장으로 취임하는 저를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 주신 존경하는 윤동섭 총장님,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님, 원강수 원주시장님을 비롯한 관내 각 기관장님, 김태은 가나안농군학교장님, 역대 미래캠퍼스부총장님, 백순구 원주연세의료원장님, 연세대학교 교무위원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미래캠퍼스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세의 역사는 도전과 혁신의 역사였습니다. 139년 전 암울했던 19세기 말 조선에 ‘진리와 자유’라는 기독교 정신으로 교육의 등불을 밝힌 연세의 발자취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원주 지역에 65년 전 ‘사랑과 박애’에 바탕을 둔 원주연합기독병원(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설립함으로써 미래캠퍼스의 씨앗이 되었고, 올해는 원주에서 또 다른 연세 고등교육의 역사가 시작된 지 46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미래캠퍼스는 국내 최초의 레지덴셜 칼리지 도입과 안착, 특성화 분야의 연구경쟁력 강화와 지역 맞춤형 산학협력, 지역사회와 세계를 향한 다양한 봉사활동, 그리고 자연친화적 에코 캠퍼스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지역 캠퍼스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이러한 괄목할 성과를 이루어 오신 역대 미래캠퍼스부총장님들과 미래캠퍼스 교수, 직원, 학생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미래캠퍼스의 발전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역대 총장님들과 재단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미래캠퍼스 구성원 여러분,


   저는 오늘 설렘과 두려움을 가득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미래캠퍼스를 둘러싼 환경변화가 절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감소 등 고등교육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우리 캠퍼스에 이제까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도전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지난 46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래캠퍼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미래캠퍼스가 추구할 비전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합니다.


   저는 미래캠퍼스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산학연 융합 캠퍼스로 키워나가겠습니다. 미래캠퍼스의 영어명인 MIRAE에 Merging Industry, Research, and Advanced Education 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미래캠퍼스란 글자 그대로 산업과 연구, 그리고 고등교육이 결합되는 ‘산학연 융합 캠퍼스’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환경변화는 대학이 더욱더 개방적인 자세로 사회 및 산업과 긴밀히 소통하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캠퍼스를 지산학 협력의 모델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지역사회와 산업의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춘 교육, 연구, 봉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미래캠퍼스의 운영체계를 일대 혁신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캠퍼스 특성에 맞는 연구와 교육, 산학협력 성과에 대한 교원업적평가 및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고, 대형 연구와 산학협력 과제 수주를 위한 캠퍼스본부의 선도적·전략적 책무를 강화하겠습니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헬스케어, AI반도체, 근대 한국학, 국제개발 등 미래캠퍼스에서 이미 잠재력과 경쟁력을 입증한 분야는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데이터 기반 MIRAE형 융합 혁신모델 창출과 확산’을 미래캠퍼스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둘째, 학생 중심의 담대한 산학연 융합 교육혁신을 추구하겠습니다. 대학은 학문 단위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회와 산업의 문제는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어 발생합니다. 대학의 운영 방식과 사회 및 산업의 요구 간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의 유연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동시에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학생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학문 간 벽을 낮춤으로써 캠퍼스 내에서 다양한 전공 선택과 융합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 확대는 전략이고 수단일 뿐 그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고등교육의 질 제고’와 ‘학생의 역량향상’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자율 융복합 전공 선택의 고도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학생에게 다양한 전공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역량 중심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른바 ‘전공교과 모듈화’를 맞춤형으로 제시해 주고자 합니다. 또한, 깊이 있는 전공 학습(deep learning)과 폭넓은 학습(horizontal learning)이 가능한 체계적인 오픈형 커리큘럼으로 개편하고자 하며, 그 교육과정 개편에 학생과 기업 등 수요자의 의견 반영을 제도화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교육혁신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 구축과 인력 배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아가 소단위 학위과정, 연계전공, 융합전공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전공 선택 자율제가 형식화되면 저학년에서는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과의 벽에 갇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캠퍼스에서 마이크로 디그리, 연계전공, 산업융합 전공, 지역융합 전공, 글로벌 전공, 자기 설계 전공 등을 활성화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연 학습 제고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겠습니다.

   이른바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는 졸업 후 수십 년 동안의 환경변화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초 능력을 배양해 주어야 합니다. 이른바 3C로 표현되는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소통 능력(communication) 등 미래를 헤쳐 나가는 데 핵심적인 능력의 배양은 인문학과 기초학문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Back to Basics’라는 기치 아래 기초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현재의 Y-휴머닉스형 교양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내실화하고자 합니다.


   셋째, 미래캠퍼스가 글로컬 대학으로 비상하고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대와 협력의 정신 아래 교육부 RISE 체계에 대응하는 지역사회와의 협력 교육 및 산학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산학협력 및 연구 과제의 선정과 실행에 있어서 지역사회와 산업의 수요가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강원특별자치도 및 원주시와 협력하여 평생학습 체제 구축과 발전에 이바지 하겠습니다. 이러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 미래캠퍼스의 연구와 교육이 지역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사회와 산업의 발전이 미래캠퍼스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연대와 협력은 매지캠퍼스와 일산캠퍼스 간의 협력으로도 구체화 될 것입니다. 미래캠퍼스는 의과대학이 있는 몇 안 되는 지방사립대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지방사립대 중 가장 많은 BK21 교육연구단과 팀을 보유한 대학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지캠퍼스의 다양한 전공과 의료원, 의과대학, 간호대학 간의 협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연구와 산학협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의 연대와 협력도 강화하겠습니다. 미래캠퍼스의 글로벌 위상 강화와 국제화를 위해 유학생 유치-관리-질 보장을 포함하는 일련의 프로그램 도입으로 우수 유학생을 대폭 유치하는 동시에 질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투자와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외국인 유학생 지원을 위한 행정 시스템도 체계화하겠습니다. 또한 다양한 ODA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미래캠퍼스가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지역사회 및 세계와의 연대, 그리고 우리 내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래캠퍼스가 지역을 품고 세계로 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컬 대학으로 비상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넷째, 열린 소통과 공감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미래캠퍼스에 품격 있는 연세공동체를 복원하겠습니다. 미래캠퍼스 구성원 모두가 ‘나’와‘너’를 넘어 ‘우리’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 수렴과 자율적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본부 보직자가 경청하고 소통하는 메신저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의견 개진, 새로운 시도, 건설적 비판이 활성화된 건강한 조직문화를 확립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윤동섭 총장님께서 강조하시는 ‘연세다움’의 복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교수님들이 연구와 교육 그리고 산학협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체계를 지원 행정으로 전환시키고 행정 효율화를 추구하겠습니다. 행정개혁 TF를 구성하여, 조직 슬림화와 행정절차 간소화라는 대원칙하에 과감한 행정개혁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교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촉진할 수 있도록 위원회 구성의 다양성을 제고하고 관련 규정도 정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연세 가족 여러분,


   저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를 우리나라 지역 대학의 발전 모델로 그리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표되는 사회경제적 환경변화로 말미암아 앞으로 우리는 지금껏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만이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은 사랑과 헌신, 연대와 협력, 이해와 양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부총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미래캠퍼스 구성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늘 연세의 미래를 위해 미래캠퍼스와 함께 첫발을 내딛습니다. 우리 미래캠퍼스가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윤동섭 총장님을 비롯한 오늘 취임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이 마음을 모아 주시고, 아낌없는 지원과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잠언 16장 9절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열게 될 고등교육의 새 출발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제 취임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22일

제20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부총장 하 연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