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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Impact Makers] “기업이 변화하면 세상이 변화하죠”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10-25

 “기업이 변화하면 세상이 변화하죠”

사회적 가치 컨설팅 전문 기업 ㈜플랜엠 김기룡 대표(사회복지학 96)



기업의 트렌드가 ESG 경영이 된 지 오래다. 비재무적 요소인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 구조)의 가치를 추구해야 고객에게 착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투자 가치 또한 상승한다. 플랜엠은 기업의 공익 재단 설립, 사회 공헌 활동, 사회적 가치 추구 프로젝트 등 ESG 경영을 지휘하는 회사다. 플랜엠과 자회사 한국사회가치평가를 창업한 김기룡 대표(사회복지학 96)를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돕는 기업

김기룡 대표의 명함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과 조직이 그들만의 미션을 갖는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 미션을 만들어 가는 저만의 미션을 함께 꿈꾸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사회 공헌에 대한 개념이 약했던 2010년, 남들보다 먼저 사회 공헌 사업에 비전을 둔 플랜엠을 창업했다.


“저희의 미션은 기업의 사회, 문화, 환경 등 모든 영역에서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사회를 위해 더 효과적으로,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플랜엠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활동을 돕는 컨설팅 회사이지만, 단순히 컨설팅에만 머물지 않고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세상의 더 많은 조직이 더 많은 소셜 임팩트를 효과적으로 창출하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플랜엠이 하는 일이다.



“플랜엠의 클라이언트는 사회 공헌에 관심 있는 대기업들이 많습니다. 사회 공헌을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 10년 이상 사회 공헌 성과를 낸 기업 등 다양한 지점에 서 있는 기업들에게 각자 위치한 단계에 맞는 전략 컨설팅, 공헌 사업 기획,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프로그램 평가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문화재청의 의뢰로 문화재 보호 활동과 그 분야에 관심 있는 기업을 매칭하는 등, 정부와 기업 간의 교류 협력 사업에도 플랜엠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일에 담긴 의미


그는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혁신하는 일에 의미를 두고 연구 의뢰, 컨설팅 업무 경험을 쌓으면서 임팩트 업계에 있는 동문의 권유로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어려서부터 돈을 버는 일보다 의미 있게 쓰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사회 복지 시설에서 일하며 재미도 있었죠. 저는 자원 개발 일을 도맡았는데 일이 잘 맞았어요. 일의 결과로 얻는 성취감이 컸습니다. 그 중독성 있는 성취감으로 돈을 잘 쓰는 일에 집중했죠.” 


김기룡 대표는 플랜엠을 창업한 후에도 단순히 수익만을 좇지 않고 일의 과정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며 돈을 잘 버는 것과 잘 쓰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 


“창업과 경영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학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저는 성장하면서 얻은 경험이 컨설팅에 도움이 됐어요. 여러 사회 문제를 주목하다 보니 예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 보이면서 다양한 의미를 조합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컨설팅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융합’입니다. 저는 융합적인 방법론을 삶의 경험으로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대표는 삶의 경험을 토대로 한, 정보를 융합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제안 능력으로 SK, 포스코, 두산, 넷마블 등 굵직한 기업의 공익 재단 설립, 사회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능한 컨설턴트의 조건, 융합과 경험


김 대표는 유능한 컨설턴트의 자질로 다양한 정보를 융합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장학 사업, 복지 사업, 문화 사업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ESG 경영에 관심을 갖기에 컨설턴트는 복잡한 사업 환경을 잘 이해해야 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제가 기업 대표이며 전문가로서 기획한다는 생각 자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나는 모른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모아 단기간에 학습하고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유능한 컨설턴트의 역할입니다. 리서치하는 과정은 누구나 잘할 수 있지만,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 많은 정보를 어떻게 엮을 것인가는 컨설턴트의 융합 능력, 창의성에서 발현됩니다.”


과거 컨설팅 회사가 돈을 많이 번 이유는 클라이언트가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많은 정보가 공개돼 있는 지금은 과거의 방식으로는 컨설팅에 한계가 있다. 엄청난 양의 정보에 대한 분석과 예리한 인사이트가 합쳐져야 새로운 길이 보인다.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통섭해서 클라이언트가 놓친 부분을 파고들었을 때가 제일 짜릿해요. ‘오래도록 조사했는데 왜 그 부분은 못 봤을까요?’ 하는 평가를 들을 때 쾌감을 느끼곤 합니다. 사회 문화 현상부터 정치 모듈까지 큰 그림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야 기업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요.”



김 대표는 플랜엠과 함께 ‘한국사회가치평가’라는 자회사도 운영 중이다. 플랜엠은 공익을 주제로 컨설팅하고, 한국사회가치평가는 SK의 비영리 연구 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과 연동해 기업의 사회 성과를 평가한다. 한국사회가치평가의 데이터에 따라 해당 기업의 사회 성과 지표가 만들어지고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자산가들이 패밀리 재단을 만들어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는 미국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 외 개인 자본가가 돈을 값지게 쓰도록 연결하는 일을 추진하는 중이다.


“눈으로 보이는 시장 외에 또 다른 시장,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 더 큰 보상을 받는 시장이 존재해야 합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가 거래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강한 기업 문화를 고민 


김 대표의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기업 문화다. 직접적 클라이언트는 대기업이 많지만 다양한 비영리 재단과 협력한다. 요즘은 강의 자료 끝에 “건강한 조직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넣는다. 세상을 행복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조직에서 그 구성원이 불행하다면 자가당착이다. 김 대표는 행복 지수, 저출산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는 기업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업무 강도는 고려하지 않는 것을 적잖이 봤다. 


“ESG의 급성장으로 비영리 조직에 많은 기회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비례해 위기도 발생합니다. ESG 안에서는 근로자의 노동인권 주제를 많이 강조하는데 노동인권을 지원하는 곳에서 좋지 않은 노동 환경과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기업 문화가 바뀌길 바라며 플랜엠의 기업 문화부터 예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연세에서 마주한 세상을 바꾸는 경험

김 대표 집안에는 연세 동문이 많다. 청소년기에 우리 대학교에 처음 왔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미션스쿨이라는 부분도 그에게 매력적인 요소였고, 우리 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것은 그에게 운명과 같았다.



“지금은 우리 대학교가 장애인 학우들이 학교를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는 캠퍼스로 이름이 나 있지만 제가 학부생일 때만 해도 경사로 없는 건물이 많았어요. 장애인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며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학우들이 도움 없이도 강의실에 갈 수 있도록 램프를 만들어 청원을 진행했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서명을 받으며, 점차 학교에 장애인 편의 시설이 확충되는 과정을 목도했다. 사람들의 작은 노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걸 확인한 경험은 그가 사회 변혁의 길을 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제가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은 과방이었어요.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아기자기한 성암관을 참 좋아했고 청송대 산책을 즐겼습니다. 연세는 제게 좋은 사람들이란 자원을 베풀었습니다. 창업 초기에 격려하고 도움을 주신 분도 동문 선배였고, 사회 복지 현장에서 이끌어 주신 분들도 모두 학과 직속 선배였어요. 많은 조직에서 선배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계셨고 현장에서 펼치시는 연세 리더십을 보고 배우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 또한 파란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웃음).”


그는 후배들에게 첫 번째 직장을 무겁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사회 출발의 시작점을 네임드에서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먼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고 다양한 길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내가 똑똑해야 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하느냐가 중요하죠. 첫 번째 커리어를 한정적인 곳에서 시작해 경쟁하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선택해 보세요.” 


우리 대학교에서 얻은 세상을 바꾼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하는 김기룡 대표. 그가 함께 꿈꾸는 사회적 가치가 변화시킬 세상을 기대한다.

 

vol.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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