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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2020년 신년사] 2020년 총장 신년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1-02

"섬김과 나눔의 리더를 양성하는 지성공동체로 발전해나가길"

2020년 총장 신년사



2020년 새해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올해에도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학교와 여러분 가정에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총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4년 전 취임사의 구절이 생각납니다. “연세대학교는 하나님이 주인인 학교이며,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주인인 학교입니다. 일찍이 에비슨 선교사는 서양인 동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에게 교장직을 물려주면서, 이 학교의 주인은 조선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도 67명의 첫 신입생들을 뽑은 후, 학생들과 함께 벽돌을 구우며 첫 건물을 지었습니다. ‘이 건물은 내가 지은 건물’이라는 주인의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그렇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연세는 문자 그대로 주인 없는 대학이지만,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대학입니다. 그것이 연세 고유의 전통이자 발전의 밑거름이었습니다. 저는 4년 동안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이 정신을 계승하고 확산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존중하고 존경받는 대학”, “따뜻한 인재 양성”, “Middle-Up-Down”도 모두 이 정신을 실천하고 싶은 소망의 표현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총장직을 물러나면서, 언더우드와 에비슨이 심어주고 윤동주와 이한열이 이어받은 이 정신이야말로 연세의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연세가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섬김과 나눔의 리더를 양성하는 지성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다면 우리 대학의 장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지난 4년을 되돌아보니 보람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제가 총장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 대학은 여러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정적 어려움과 연구력 저하는 “연세의 위기”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기관과 구성원이 고통을 감내하며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에 4년이 지난 지금 약 600억 원의 기금을 늘리게 되었습니다. 절약하면서도 교원 충원 등 미래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는 과감한 투자를 하여 정년트랙 335명, 비정년트랙 48명의 우수 전임교원과, 겸임교원 118명을 채용했습니다. 양적 평가에 치우쳤던 교원업적평가제도와 논문인센티브 제도를 연구의 질적 우수성 중심으로 개선하였고 이제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정난을 극복하며 동시에 연구력을 개선하는 일은 양날의 칼을 잡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우리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원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4년 동안 20여 명의 교원이 창업하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지분 매각을 통해 57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였고, 이 중 10억여 원은 해당 교원이 속한 단과대학 및 학과에 연구기금으로 돌려주었습니다. 저는 단과대학과 학과가 교수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대학의 주 수입원이 곧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은 2019년 말에 총사업비 100억 원의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된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서북권 청년창업거점 기지를 조성하고, 200개의 스타트업 지원과, 궁극적으로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력 향상 못지않게 제가 주안점을 둔 것은 교육 혁신이었습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대학교육의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신설한 고등교육혁신원과 글로벌사회공헌원은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제도적 실험이었습니다. 단순히 교실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교육을 시도한 것입니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사회적 모순을 외면하지 않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사회혁신가로 변해갔습니다. 이제는 동아리들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하는 변화의 주역(Change Agent)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지난 4년 동안 우리 대학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인적 자원을 길러내고자 다양한 디지털 융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함양하면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맨 가운데 공간을 창업공간으로 바꾸었고 창업지원단과 단과대학의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기회를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제반 노력이 열매를 맺으면서 세계대학 평가 기관인 THE와 QS에서는 우리 대학을 세계 최고의 교육 혁신 대학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4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말에 체결한 송도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은 “연세사이언스 파크” 건립 재원을 제공하여 그 어느 대학도 흉내를 낼 수 없는 미래 대학의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이미 바이오융합연구원을 설립하고 대학원에 바이오융합협동 과정을 신설하였습니다. 곧 연구 중심의 병원이 건립되면 대규모의 산업화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와 창업 활동이 그곳에서 전개되며 학교의 재정적 수입원이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의료원과 본교의 본격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면 1957년에 시작된 연세의 물리적 통합은 이제 곧 그토록 염원했던 화학적 결합으로 승화될 것입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시도도 계속되었습니다. 반기문 명예원장님을 모시고 개원한 글로벌사회공헌원은 본교와 의료원의 사회봉사활동을 하나로 묶고, 세계 속의 연세로 발전시켰습니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연세 캠퍼스에 모여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는 UN과 함께 Global University Compact를 출범시키고, 전 세계의 대학을 하나로 모아,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미래캠퍼스도 아프리카 가나에 대학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가 전한 하나님의 은총을 먼 나라에 전하게 되었습니다.


감히 제가 무엇을 이루었다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처음 취임했을 때 학교가 나아가는 방향을 0.5도만 바꾸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그 정도의 소임은 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성과는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저의 무거운 짐을 함께 져주신 다섯 분의 부총장님을 비롯한 교무위원님들과 기관장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소임을 다하시면서 연세의 긍지를 지키는 데 애써주신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환경미화나 주차관리처럼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해주신 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학교 일을 했기에 힘든 순간들을 헤쳐나갈 수 있었고, 그분들의 열정과 헌신은 오래도록 제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제 곧 제19대 총장이 취임하시면 “오래된 미래”를 향한 연세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입니다. 이 역사는 우리 선배들이 이룩한 전통의 기억인 동시에 우리가 후학들에게 물려줄 전통의 예표이기도 합니다. 윤동주 시인이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을 연희전문에서 걸어갔던 것처럼,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도 새로운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아무쪼록 신임 총장님의 리더십 아래 모든 구성원이 연세의 르네상스를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길”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또한 복 많이 나눠주시는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2020년 1월 2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용학

 

vol.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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