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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화제의 인물] 연세인 여러분, 담배꽁초도 재활용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9-11-13

연세인 여러분, 담배꽁초도 재활용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책임감 있는 흡연문화를 연세에 뿌리내린 신더리에팀



담배꽁초 무단투기,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공생, 환경미화원들의 고충 등 혼자의 힘으로 도저히 풀 수 없는 난제들도 함께 고민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이들이 있다. 고등교육혁신원 워크스테이션 우수팀 신더리에팀이다. ‘신더리에’라는 팀명은 재를 뜻하는 영어단어와 조명을 뜻하는 샹들리에의 합성어로 “꽁초를 재활용해 다시 불을 밝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더리에팀은 자신들의 팀명처럼 지난 7월 중앙도서관 앞에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노란 수거함을 설치하고 쾌적한 캠퍼스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연세소식>에서는 신더리에 수거함으로 캠퍼스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온 신더리에팀(이채완(정치외교학과 18), 조범수(언더우드 국제학과 18), 조승완(언더우드 국제학과 18), 박재하(경제학과 15))를 만났다. 신더리에팀은 우수팀 선정에 기여했던 결정적인 한 방에 대해 “평소 쌓아온 팀워크가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어 팀원 모두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팀의 강점에 대해 “우리 팀의 강점은 ‘맨땅에 헤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버려진 담배꽁초도 다시 보자


신더리에 프로젝트 시작은 그리 거창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캠퍼스 곳곳에 존재하는 암묵적인 흡연 공간에서는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고 그에 대한 책임과 수고는 오롯이 환경미화원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환경미화원들은 온종일 허리 펼 새 없이 수백 개의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우며 고된 노동의 무게를 견뎌내야만 했다. 이런 현실이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신더리에팀은 속 시원한 해결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본격적인 프로젝트 시작에 앞서 환경미화원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항상 돌아오는 답변이 쾌적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청소, 폐기물 처리 등의 부담은 오로지 환경미화원들의 몫이었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환경미화원분들의 고충을 어떻게 해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것 같아요. 고민 끝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폐기물은 스스로가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생각했어요.”



중앙도서관 앞에 신더리에 수거함을 설치하는 모습


담배는 입맛과 취향이 반영된 기호식품이기에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뉘는 편이다. 따라서 피우려는 자와 피하려는 자의 신경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최근에는 간접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실내외 흡연 규제가 활발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부류의 공생 문제는 신더리에 프로젝트에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했다. 흡연자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흡연 문화의 ‘근절’이 아닌 ‘공생’을 꿈꾸는 신더리에팀의 속내는 무엇일까.


“흡연자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 전체가 금연구역이고, 담배를 피울 마땅한 장소가 없어 적잖이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에요. 또, 담배 연기에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가는 이들을 보았을 때 마음이 편치 않죠. 반대로 비흡연자의 입장에서는 부모님, 동기들 등 주변에 흡연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금연을 강요하기보다는 다 같이 공존할 수 있는 흡연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이러한 작은 생각들이 모여 신더리에 수거함이 만들어졌어요.”



맨땅에 헤딩  … '하면 된다'는 자긍심 심어줘 


신더리에팀은 제작스토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었다는 이들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제작에 뛰어들었다고. “무엇을 만들려면 세운상가를 가야 한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가도면을 그려 세운상가를 찾아갔다는 이들은 처음 그린 가도면에 대해 담배꽁초 수거함을 제작하기에는 부적합한 도면이었다고 회고했다.


“우연히 신문에서 구리시가 진행한 쓰레기통을 보게 됐는데 투표 시스템을 이용해서 쓰레기통을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죠. 그 기사에 영감을 받아서 담배꽁초 수거함을 맞춤 제작했어요. 신더리에 팀원 중에 공대생이나 캐드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도면을 그리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죠. 겨우 가도면을 그려 세운상가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해 조언을 받았는데 도면이 상당히 엉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쓰디쓴 실패를 맛본 신더리에팀은 실패의 경험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가도면 제작 과정에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여정이 이어졌다. 결국 가도면을 수정·보완하여 그럴듯한 도안을 그려냈다. 도안이 제작되자 수거함의 제작에도 가속도가 제대로 붙기 시작했다. 이 밖에 공정과정에서도 눈에 띈 변화가 찾아왔다. 세운상가를 3개월가량 돌아다니다 보니 한 업체에서 모든 걸 통째로 주문하기보다는 여러 업체와 나누어 주문하는 것이 제작비 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 결과 스테인리스 교체통은 A 업체, 아크릴판 제작은 B 업체, 최종 조립 및 용접은 C 업체에서 맡기는 식으로 거래를 세분화시켰다.



책임 있는 흡연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신더리에팀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제작 관련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익히고, 온라인으로 디자인을 배워서 제대로 된 도면을 제작하는 데 집중했어요. 제작업체를 여러 곳을 방문하며 발품 팔아 연구를 이어갔죠. 무엇보다도 저희에게 주어진 예산안에 걸맞은 수거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게 신더리에 수거함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신더리에팀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었던 투표 시스템도 수거함에 내장됐다. 7월 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11월 스팀슨관, 연희관-대우관 사이의 흡연 구역에 신더리에 수거함이 설치됐다. 추후 표본들을 바탕으로 많은 결과지를 얻게 되면 공과대학, 학생회관 등 캠퍼스 곳곳에 수거함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수거함 제작을 계기로 무엇이든지 ‘하면 된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세운상가에 처음 방문하여 수거함의 단가를 알아보았을 때 100만 원도 넘는 가격에 정말 좌절했어요. ‘정말 안 되겠구나.’ 했는데 죽지 말라는 법은 없어서 결국은 제작에 성공했네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4주간 총 1,200여 개비 수거  … 환경오염은 줄이고, 캠퍼스의 쾌적함은 더해 


신더리에가 제작한 꽁초 수거함은 내부에 두 개의 박스가 탈부착 형식으로 장식돼 한 박스당 400개, 총 800개 꽁초를 수거할 수 있는 구조다. 수거함 상단에 질문지를 붙여 투표하는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이는 흡연자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고안됐다. 수거함 통의 재질은 철판을 사용하여 화재의 위험을 방지했고, 꽁초가 쌓이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 아크릴 처리를 했다. 일반 쓰레기나 라이터 등을 버릴 수 없도록 꽁초를 버리는 부분은 사이즈를 축소하는 등의 세심한 면모도 엿보였다.


“신더리에 수거함을 통해 한 달 평균 총 1,200여 개비의 담배꽁초가 수거되고 있어요.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물론 쓰레기통 주변에 가래침 등 오물도 현저히 줄었다는 반응이었죠.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호기심에 사용하시는 연세인들도 늘어났어요.”



중앙도서관 앞 놓여진 신더리에 수거함의 모습


신더리에팀은 기존 수거함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수거함의 설치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수거함을 지탱하는 다리의 수와 수거함의 재질 변경에 대한 논의를 펼쳐가고 있다.


“수거함을 지탱하는 다리의 수를 기존 2개에서 4개로 변경해 수거함의 이동, 위치 변경 시 안정성을 고려할 생각이에요. 또, 담뱃불을 끄는 과정에서 수거함에 지지시는 분들이 있어요. 기존 수거함 통 부분이 아크릴로 되어 있는데 녹을 수 있는 부분을 유리로 대체하기로 했어요. 수거함 통 부분은 페인트가 벗겨지면 부식이 빠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스테인리스 재질로 변경해보고 싶어요.”



담배꽁초 재활용으로 녹색캠퍼스 만들어가요


수거만큼 중요한 것은 처리일 터. 단순히 담배꽁초를 모아서 버리는 취지라면 기존 쓰레기통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신더리에 수거함만의 차별화를 꿈꾼 이들은 활용법에 대해 고민하다 국내 기업인 이지원바이오와 손잡고 본격적인 재활용에 나섰다.



꽁초를 퇴비화하는 기업 이지원바이오에 방문한 신더리에팀


“사전 자료조사를 하던 중 담배꽁초가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임을 알게 됐어요.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와 담뱃잎은 분리하여 퇴비나 화학비료로 사용할 수 있고, 담배 필터는 용해하여 플라스틱 재료로 혼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수거함의 제작 및 관리뿐만 아니라 재활용까지도 동참하기로 계획을 확장했어요.”


신더리에 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담배꽁초는 미생물 공정으로 담배 속 유해물질을 전소하고 기능성 퇴비로 숙성하는 작업을 거쳐 비료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캠퍼스 조경에 활용되거나 필요한 곳에 판매될 계획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신더리에팀


“담배꽁초는 바다로 흘러드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요. 환경오염의 주범인 셈이죠. 이처럼 담배꽁초 무단투기의 문제는 중요한 환경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애정을 가지고 다니는 내 학교인 만큼 연세인 모두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편, 신더리에팀은 서대문구청과 함께 연세로와 명물거리를 비롯한 서대문구 전역에 신더리에 수거함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신더리에팀 이채완 팀장은 “신더리에 수거함이 캠퍼스는 물론 연세로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연세인들이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더리에팀 활동이 궁금하다면? https://www.facebook.com/pg/cinderlier/about/








 

vol.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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