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교수팀, 사람의 운동 조절을 모사하는 인공 신경계 시스템 개발
사람의 운동 신경계 모사를 통해 인공 시냅스 소자 응용 분야 확장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 Advances’ 게재
[사진. 조정호 교수(왼쪽), 김선권 공동 제1저자]
공과대학 화공생명공학과 조정호 교수 연구팀은 건국대 김세현 교수(화학공학부), 강원대 김주영 교수(신소재공학과)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의 운동 조절을 모사하는 인공 신경계를 새롭게 개발했다. 본 연구는 인공 시냅스 소자를 통해 인간의 근육 움직임을 모사한 연구로, 인공 시냅스 소자와 인공 신체 기관(의수 등)을 융합하는 미래 헬스케어 및 소프트 로봇 기술의 가능성을 열었다.
인간의 근육 움직임은 상호 억제를 기본 단위로 이뤄진다. 상호 억제란 주동근을 작용할 때 길항근의 활성화를 억제해 이완시키는 기전이다. 예를 들어, 팔을 굽히는 동작을 수행할 때 주동근인 이두근을 수축시킴과 동시에 길항근인 삼두근을 이완시켜 부드럽고 지속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근육의 움직임을 모사하는 ‘인공 신경 시스템’은 의수를 비롯한 소프트 로봇 기술의 기초가 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연구진이 인공 시냅스 소자를 통해 원심성 신경계를 모사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단위 소자에 국한돼 실제 기능을 가지는 시스템의 구축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인간의 생체신호 전달 시스템을 모사한 반도체 소자로서 병렬 및 아날로그 신호 처리가 가능해 입력 신호를 펄스 형태로 받는다는 점에서 생체모사에 유리하다. 특히 에너지 소모와 소자 집적도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어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조정호 교수팀은 이러한 인공 시냅스 소자를 기반으로 뇌의 중심전회에서 내려오는 신호가 근육을 움직이기까지의 과정을 모사했다. 유·무기 하이브리드 절연체의 열처리 온도에 따라 나타나는 서로 다른 특성을 활용해 만든 인공 시냅스와 로드 트랜지스터를 직렬로 연결해 각각 흥분성 시냅스 회로와 억제성 시냅스 회로를 개발했다. 각각의 회로에서 나오는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를 근육을 모방한 소프트 액추에이터에 연결해 근육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림. 인공 시냅스를 통합해 인간의 운동 조절 시스템을 모사한 연구]
제작된 시스템은 입력 신호를 펄스 형태로 받는다는 점에서 인간의 운동 조절과 유사하다. 특히, 입력 펄스의 세기와 부호, 그리고 빈도 등을 조절함에 따라 소프트 액추에이터 움직임의 범위, 방향, 속도 등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같은 기능을 하는 제어 시스템을 기존의 CMOS 기반 반도체 소자를 통해 구현하려면 수많은 트랜지스터와 회로 구성 요소가 필요하므로, 에너지 소모와 소자 집적도 측면에서 유리하기에 차세대 인공 생체 기관으로의 활용에 이점이 있다.
나아가 주동근과 길항근을 따로 조절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입력 신호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통해 더욱 간단한 회로를 제작할 수 있으므로 향후 더 복잡한 생체모사 연구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조정호 교수는 “본 연구는 인공 시냅스 소자를 논리 회로로 제작해 기능을 부여한 최초의 연구로, 전자소자를 이용한 생체모사 연구가 단위 소자의 영역에서 벗어나 인간의 신경 시스템을 모사하는 방향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조정호 교수(화공생명공학과), 김세현 교수(건국대 화학공학부), 김주영 교수(강원대 신소재공학과), 조정호 교수 연구팀의 김선권(공동 제1저자), 김성찬(공동 제1저자)이 함께 진행했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9월 28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논문정보
● 논문제목: Neurorobotic approaches to emulate human motor control with the integration of artificial synapse
● 논문주소: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bo3326
용어설명
● 시냅스: 시냅스는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특수한 접점 구조로, 하나의 신경세포의 축삭돌기와 다른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만나는 부위이다. 뉴럴 네트워크에서 노드 간 연결 부위를 지칭할 때도 시냅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 상호 억제: 상호 억제란 주동근이 작용할 때 길항근이 억제되는 자동적인 메커니즘으로서 인간 움직임 시스템에 효율성을 높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전이다. 뇌에서 내려오는 신호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의 가지는 주동근을 작용시키고, 다른 하나의 가지는 억제 인터뉴런(Ia-IN)이 신호를 역전시켜 운동뉴런에 전달해 길항근을 이완시킨다.
● 소프트 액추에이터: 부드러운 물질로 이뤄져 있는 장치로, 공압, 열, 전기적 자극 및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물리적 변형으로 변환시키는 장치. 이번 실험에서 사용한 소프트 액추에이터는 열원을 사용하는 장치로 주변 온도에 의해 최종적인 각도가 변화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단점을 시냅스 소자로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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