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소셜댓글의 중심
2017 연세창업대상 동문 부문 수상자
김미균·김범진 시지온 대표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오늘날 창업은 학생들의 새로운 진로가 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도전과 창의 그리고 섬김의 정신을 바탕으로 창업한 학생·동문들 중 우수 창업인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널리 창업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지난해 ‘연세창업대상’을 제정했다. 이번 창업톡톡에서는 올해 연세창업대상 동문 부문에 선정된 ‘㈜시지온’의 김미균(신방 05)·김범진(화공 06)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라이브리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라이브리는 2009년 9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소셜댓글’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들이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SNS 아이디로 로그인해 댓글을 작성할 수 있고, 해당 댓글 정보는 그의 SNS 지인들에게 자동으로 전파되는 시스템입니다. 2015년 11월 기준으로 사용자 2,000만 명, 고객사 1,005개, 사이트 21,200개 이상이 저희 라이브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 라이브리라는 이름이 독특한데요.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인가요?
A. 라이브리는 ‘라이브 리플라이’, ‘라이브 리액션’ 즉, 살아있는 댓글 반응이라는 뜻인데요, 사람들의 반응을 생생히 전하겠다는 생각에서 지은 이름이었습니다.
3. 어떤 계기로 시지온을 창업하고 라이브리를 만들게 되셨나요?
A. 처음에는 연세리더스클럽이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저희 둘과 다른 한 친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악성댓글 문제가 심각 해지면서 극단적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때만 해도 보통 댓글을 달려고 하면 사이트마다 가입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찮다고 생각해서 굳이 가입까지 해서 댓글을 쓰지 않아요. 성가신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분노를 표출하겠다는 사람들만 쓰는거죠. 아, 그러면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면 나쁜 생각을 품은 사람들 말고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착한 댓글을 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4. 라이브리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되었나요?
A. 2009년에 저희는 처음에는 욕설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한글로 욕을 쓰면, 변형해서 쓸 수 있는 형태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필터링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때 트위터가 나왔는데 기존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과는 너무 달랐어요. 굳이 실명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실명을 밝히고, 자신의 신상정보를 스스럼없이 오픈하는 것이 신기했죠. 그 이유는 바로 팔로워에 있었어요. 자신의 이름을 밝히 좋은 글을 쓰고, 좋은 행동을 하면 팔로워가 늘어나는 일종의 보상 구조가 사람들을 자극한 거죠.
그래서 트위터로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달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만들기 시작했고,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는 IT나 언론사에 홍보해서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죠. 이후 페이스북도 붙이고 구글 플러스도 추가해서 지금의 라이브리가 되었습니다.
5. 사업을 꾸려 나가면서 힘들었던 점들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A. 네, 맞아요. 사업을 하려면 아이템, 돈 그리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스타트업은 보통 이 세 가지 다 없이 시작합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죠. 먼저 아이템 선정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아이템이라고 하려면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이 존재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여야 하는데 저희가 만든 라이브리는 기존에는 없던 아예 새로운 아이템이라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돈과 사람 문제인데요. 특히 저희 회사처럼 기술 창업, 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요식업계 창업과는 또 다르게 R&D 영역에서 많은 연구 투자가 이뤄집니다. 이때 그 막대한 투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죠. 또 스타트업일수록 더 뛰어난 사람들이 필요해요. 전문가들이 모여야 그나마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학생들끼리 시작한 나머지 조직 경험이나 전문성 부분에서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죠. 지금은 라이브리의 1년 사용료가 1억 가까이 되지만, 그때 저희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돈을 받을 수준이 아니었죠.
6.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 된 시지온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다니고 싶고 만들고 싶었던 기업은 공공의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시지온이 바로 그런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기업에서 제품·서비스 외에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단순히 재단 설립이나 현금 기부와 같은 활동들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시지온은 1년에 한 번씩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선플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리 교육도 하고, 아이들에게 위로하고 칭찬하는 댓글을 써보는 경험을 해보도록 돕는 거죠. 라이브리 플랫폼을 활용하면 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7. 그럼 두 분처럼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김미균 대표) 후배들이 더욱 매력적인 사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눈빛을 반짝이면서 삶을 즐길 줄도 알고, 때로는 독하게 뭔가에 매달리는 후배들을 보고 싶어요. 자기만의 장점과 능력을 계발해서 미래의 자기 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이길 바랍니다.
A. (김범진 대표) 노력한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가능성이 창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한 만큼만 딱 거두는 것이 아니라 명예든 보람이든 더 많은 가치를 만들 가능성 말이죠. 그래서 후배들이 더 많이 도전하고, 더 많이 실패해보면 좋겠어요.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섣불리 권하기 어렵지만, 후배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혁신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취재: 김회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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