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본관 10주년 기념식
10년의 발자취 돌아보며 나눔 의미 되새겨
세브란스병원은 본관 개원 10주년을 맞아 교직원이 참여하고 환자와 보호자 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기념식을 시작으로 10월 한 달간 각종 공연과 나눔, 전시회 등이 진행된다. 또 다양한 학술제도 준비돼 10년간 발전된 세브란스의 학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1일 세브란스 은명대강당에서 본관 개원 10주년을 맞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정남식 의료원장과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 등 교직원과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홍영재 의대 총동창회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류상호 서대문구 의회 의장, 이준영 서대문보건소장, 조락교 삼륭물산 회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김호용 한샤인 인터내셔널 회장, 추동헌 삼보진흥 회장 등을 비롯해 건축기부자 등 400여 명의 내외귀빈이 참석했다.
정남식 의료원장은 “2007년 국내 처음으로 국제의료평가위원회 인증을 통해 한국의학의 수준을 국제무대로 올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환자 중심의 병원설계와 로비음악회, 아트스페이스 등 새로운 병원문화를 통해 국내 병원의 표준모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도흠 병원장은 ‘10년간의 발자취’를 주제로 본관 준공 후 지금까지 세브란스가 이룬 다양한 업적을 소개했다. 이날 연세대 방우영 명예이사장과 최기준 전 상임이사, 김병수 전 총장, 고 강진경 전 의료원장 등이 공로패를 받았다.
8일에는 ‘세브란스 감사 10년, 기적의 10인’을 주제로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와 지역사회 취약계층 빨래방 지원사업, 저금통 모금을 통한 소원트리 신청자의 소원 들어주기 등이 연이어 진행됐다. 또한 환자 안전과 치유의 공간, 문화 공간으로 병원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건축관련 특강이 15일 은명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외에도 환자와 가족을 위한 영화제도 마련됐으며, 본관 3층 대나무 숲 앞에서는 10년간 세브란스가 이룩한 성과를 정리했다. 간호국은 신규간호사 워크숍과 세브란스와 함께한 간호 10년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동행 행사를 진행한다.
28일에는 간호국 학술대회 20년사 기념 특강과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또한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세브란스 본관 개원과 함께 도입된 로봇수술 10주년 기념 라이브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00년을 내다보는 세브란스 본관 10주년
● 국민의 기부로 개원, 환자중심의 병원문화 창조
● 첨단의학·한국의료 세계화 등 새 패러다임 제시
한국 의료기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2005년 개원한 세브란스병원 본관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올해 13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세브란스는 1990년 후반 협소하고 낙후된 진료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본관 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인 IMF로 건축에 난항을 겪었다. 사립 대학병원이 자립으로 대규모 공사를 마치기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비롯해 국민들의 후원으로 2005년 5월 4일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본관이 개원하게 됐다. 본관 건축을 위해 1997년부터 9년간 모금된 후원금만 총 573억 원. 기업과 단체, 동창, 교직원은 물론 환자와 개인이 참여해 이룬 위대한 성과다.
● 세브란스 10년 … 한국 의료의 새로운 기원 마련
새롭게 개원한 세브란스병원은 환자 중심의 동선과 쾌적한 병실구조를 갖췄다. 또 외래진료실과 검사실 및 수술실도 대폭 확장해 진료 및 치료대기 시간을 크게 줄였다.
병상규모는 10년 전 1,544병상에서 현재 2,168병상으로 40.4% 증가했다. 외래환자 수(연간) 역시 10년 전 142만여 명에서 216만여 명으로 51.3% 늘어났다. 규모 확장에 따라 입원환자 수(연간)도 52만 5,000여 명에서 70만 명으로 34.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는 이런 규모의 확장과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적 향상도 실현했다. 모든 진료 및 검사과정과 약물관리, 시설분야 등 1,300여 개 항목을 평가하는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세브란스는 의학의 우수성과 함께 해외환자 유치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국제기준의 의료시스템 구축으로 지난 여름 전국적인 메르스 사태에서도 감염예방시스템을 통해 환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69년 국내 첫 외국인 전용 진료소를 갖춘 세브란스는 JCI 인증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해외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세브란스에서 치료를 받았고,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도 방한 중 세브란스를 찾은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아랍권 환자들도 꾸준히 세브란스를 찾고 있다.
해외환자뿐만 아니라 해외의료진도 세브란스의 의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로봇 레이닝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이 세브란스 술기를 배우기 위해 연수를 신청하고 있으며, 각 진료과도 다양한 국가의 의료진들이 연수를 받고 있다.
이런 해외 의료진들의 방문에는 수술 중 MRI나 로봇수술기 등 세브란스의 첨단의학이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수술중 MRI는 주로 뇌수술 분야에 쓰이는 첨단 장비로, 수술 중 MRI 촬영을 하면서 뇌에 남은 병든 조직을 정밀하게 절제할 수 있어 추가 수술을 피하고 환자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2005년 본관 개원과 함께 국내 첫 도입된 로봇수술기는 국내 암 수술 분야의 신기원을 열었다. 로봇수술기를 통해 치료기간은 단축됐고,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임상기술 개발했다. 세브란스는 단일 병원으로는 세계 최초로 1만 건의 수술을 돌파했다.
세브란스는 이런 규모의 성장과 제반시스템 마련을 통해 환자중심의 새로운 병원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약품 냄새와 무거운 분위기라는 기존 병원의 개념을 뒤엎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본관 3층 로비에 마련된 아트스페이스와 미디어아트는 백남준을 비롯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환자와 보호자, 방문객에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연세대 청송대와 연결되는 ‘세브란스 올레’는 대기환자나 보호자 등이 병원을 이용하면서 자연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6층 옥상공원은 병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휴식공간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로비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선희와 이승기 등 유명 가수에서부터 클래식, 학생들이 참여하는 무대로 세브란스를 방문한 누구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제작되는 트리는 세브란스의 또 다른 명물이다. 11월 초 선보이는 세브란스 트리는 소원트리에서부터 아픈 세상을 밝혀주는 빛을 형상화한 트리, 가족과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구현한 크리스마스 하우스 등 다양한 테마로 제작돼 교직원과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세브란스는 이런 새로운 병원 문화를 통해 국가고객만족도(NCSI)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 사랑과 나눔의 상징 ‘세브란스’
1905년 미국의 사업가 세브란스씨의 기부로 근대식 시설과 의료장비, 인력을 갖춘 세브란스는 국민적 사랑과 후원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해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본관 건설 당시 환자와 보호자, 연세대 동문,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일반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총 6,000여 명이 전체 공사비의 30%가 넘는 건축비를 기부했다. 세브란스는 이렇게 받은 사랑과 후원을 실천하는 나눔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는 하계 의료선교봉사를 통해 국내 의료소외지역과 해외 의료선교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에쎌, 우사모 등 10개팀 240명이 카자흐스탄과 캄보디아, 짐바브웨, 베트남, 스리랑카를 비롯해 강원도와 충청남도 등 국외 7개 지역과 국내 3개 지역에서 의료선교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진료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진 교육과 후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하고, 수화통역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수화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교직원들이 참여한 1% 나눔운동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제중원 130주년을 맞아 세브란스는 올해 초 6,186명이 참여한 ‘기쁨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인당 5만원씩 총 3억 930만 원을 통해 가까이에서는 우리 주변의 이웃을,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시리아 등 국경을 넘어 나눔을 실천했다.
세브란스는 단순히 나눔 기관이 아닌 나눌 수 있는 소통창구로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10년 전(2005년) 환자 지원을 위해 세브란스에 모금된 금액은 10억 4,700여만 원(내국인환자 9억 6,400여만 원, 외국인환자 8,200여만 원)에서 지난해에는 25억 5,400여만 원(내국인 17억 7,200여만 원, 7억 8,100여만 원)이 모금됐다. 세브란스는 이렇게 후원된 금액으로 2005년 661명의 환자를, 지난해에는 1,252명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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