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국문학과 김하수 교수 고별 강연

- 명함사진 속의 나, 진정한 내 모습인가?  

국어국문학과 김하수 교수가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몸 담았던 정든 교정을 떠난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2일 외솔관 106호에서 그의 제자들과 동료들을 위해 매우 특별한 고별 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과 함께 “이번 강연이 학부생 대상으로 이번 학기에 개설된 <화용론> 과목의 마지막 수업이자 25년간의 강의를 마감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사회언어학자인 김 교수는 강연에서 후학들에게 언어와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이를테면 ‘그릇됨’, ‘틀림’, ‘잘못됨’으로 불리는 ‘오류’가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 관심의 대상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아무리 많은 잘못이 있더라도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오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명함사진 속의 모습은 진정한 자신인가, 만들어진 자신인가?”라는 그의 질문은 자칫 우리가 “꾸미지 않은 일상생활 속의 자신의 모습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했다. 그는 “언어규범도 명함사진과 같다.”며, “규범에서 벗어난 언어 현상에 대해 도덕이나 진실, 윤리, 지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가 사용하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언어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오류에 대한 시각을 우리의 삶에 비유하여 “사람의 삶은 특수한 가치에 의해 선별된 사람만의 것이 아니며 누구든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저마다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고별 강연을 통해 김 교수가 밝힌“지나온 경험에서 지우개로 지우고픈 것이 있을지라도 삶의 리얼리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는 말은 마지막 인사를 대신해 그가 울리고 간 메아리다.  

김 교수는 우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루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후 1989년에 우리대학교에 부임했다. 한국사회언어학회 회장과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사회언어학 분야에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