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의 진단서, 검안경, 제중원 1차년도 보고서, 에비슨의 수술장면 유리건판 필름, 분쉬의 외과도구 서양의학의 도입·발전... 역사적·상징적 가치 커 우리대학교에서 그동안 소장하고 있던 근대 의료 관련 유물 5건이 10월 12일에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문화재청 고시 제2009-90호). 그 동안 문화재청에서는 많은 문화재를 등록했지만 근대 서양의학과 관련된 유물을 등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모두 6건이 등록되었는데 그 중에서 5건이 한국 근대 서양의학의 역사와 함께 했던 우리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등록문화재 제445호인 <알렌의 진단서>는 우리대학교의 시작이자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濟衆院)의 책임을 맡았던 알렌(1858~1932)이 발행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근대 서양식 진단서이다. 1885년 9월 13일 해관(海關) 직원 웰쉬(C. A. Welsch)에게 발급한 것으로 1~2주 간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주지하다시피 알렌은 1884년 9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부임하여 미국공사관 촉탁의사로 활동하다가 제중원을 설립하였다. 이후 주미한국공사관을 거쳐 주한미국공사를 역임하였다. 이외에 알렌의 유품으로 <알렌의 검안경(檢眼鏡)>도 제446호로 등록되었다. <제중원 1차년도 보고서>가 제447호로 등록되었다. 제중원의 첫해(1885.4.10 ~ 1886.4.10)의 활동 보고서이다. 제중원 의사 알렌과 헤론이 제중원 개원 1주년을 맞아 작성한 것으로, 19세기 후반 우리나라 사람들이 앓던 질병의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며 표지 상단의 ‘Compliments H. N. Allen’이라 적은 알렌의 서명이 있어 의학사적·사료적 가치가 크다. <에비슨의 수술장면 유리건판 필름>은 448호로 등록되었다. 이것은 에비슨(O. R. Avison, 1860~1956)이 제중원의 후신인 세브란스병원에서 한국인 조수 박서양의 도움을 받아 수술하는 장면을 담은 유리원판 필름으로 대한제국기 당시의 수술실장, 수술도구, 수술인력, 수술복장 등을 보여주는 희귀한 사진의 원판필름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또한 대한제국의 어의(御醫)로 활동했던 분쉬(Richard Wunsch, 1869~1911)가 사용하던 외과도구가 제450호로 등록되었다. <분쉬의 외과도구>는 금속제 핀셋, 가위, 칼, 바늘 등과 목제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말 전통의학과 근대서양의학의 교량역할을 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분쉬의 유물로서 우리나라 근대의학사 연구에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현재 <알렌의 진단서>, <알렌의 검안경> <에비슨의 수술장면 유리건판 필름>, <분쉬의 외과도구>는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에, <제중원 1차년도 보고서>는 학술정보원에 소장되어 있다. 이외에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대한의원 개원 칙서>가 제449호로 등록되어 모두 6건이 근대 의료 관련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 글 : 박형우(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장,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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