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여러분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학부모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형설의 공을 쌓아 오늘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는 자랑스러운 연세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주신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연세의 무엇이 가장 좋았습니까? 연세의 무엇을 선망하여 연세에 왔고, 연세에서 무엇을 배워 졸업하는 것이 가장 보람찹니까? 저는 오늘 학위수여식에서 새삼 우리대학교의 교훈을 되새겨 봅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우리는 이 성경 구절에서 ‘진리’와 ‘자유’를 따 와 교훈을 삼았습니다. 자유로운 정신, 자유로운 몸은 우리가 지향하는 궁극의 가치입니다. 그런데 자유는 진리에서 나옵니다. 진리가 전제되지 않은 자유는 방종일 뿐입니다. 자유의 궁극적인 가치가 진리에서 나온다는 가르침을 연세는 여러분에게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연세동산에서 익힌 진리의 참 가치를 한시도 잊지 않고, 진리에 바탕 한 자유의 세계를 영원히 추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졸업생 여러분! 진리와 자유의 길은 멀고도 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위당 정인보 선생님의 말씀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위당 선생님은 1922년부터 1937년까지 연세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서 우리 역사와 문학을 가르치셨던 우리의 큰 스승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황하(黃河)의 기원을 설명한 한나라 장건(張騫)의 시를 좋아하셨습니다. 곤륜산(崑崙山)을 타고 하늘에서 흘러내린 차가운 물이 사막 한가운데 염택(鹽澤)에서 지하로 숨어듭니다. 몇 천리 잠류(潛流)하여 드디어 청해(靑海)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8800리 황하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잠류! 위당 선생님은 속으로 흐른다는 이 말을 유독 좋아하셨습니다. 드러난 황하 8800리보다, 그 물의 튼실한 뿌리를 만들기 위해 숨어 흐른 몇 천리가 더욱 더 아름답습니다. 더러 눈에 보이지 아니하여 끊긴 것 같은 역사가, 기어이 광복하는 그 날을 기약하는 힘도 잠류에서 길러집니다. 진리와 자유의 참다운 세계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은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인내와 열정의 끝에 크게 꽃피고 열매 맺으리라는 신념으로 이어나가 주십시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학부모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늘 시대가 연세인에게 요구하는 정신은 무엇보다도 ‘사립(私立)’ 정신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는 국가나 사회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기를 바라기보다 당당히 선 자신이 국가나 사회에 이바지하는 정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자립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당당하게 선 연후에 주변의 어려움을 돌보고 그들의 성공을 돕는 것이 연세의 선배들이 삶에서 보여 주었던 사립정신입니다. 졸업 후 여러분도 항상 사립정신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연세인 여러분! 모교를 떠나 내딛는 발길 앞에 여러분의 선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와 연세가족들 그리고 여러분의 후배는 여러분을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벅찬 마음과 힘찬 발걸음으로 여러분의 첫발을 내디디십시오. 여러분의 모교 연세는 신촌과 원주에 이어 국제도시 송도에 들어서는 캠퍼스에서 사립정신을 보다 더 완벽하게 구현해 가겠습니다. 다 같이 서로를 응원하며 외쳐봅시다. 아ㆍ카ㆍ라ㆍ카! 2009년 8월 28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 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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