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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특별기획] 연세인을 위한, 연세인에 의한, 연세인의 인강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08-28

연세인을 위한, 연세인에 의한, 연세인의 인강

학부생이 일타 강사가 되는 ‘연세 프리미엄 인강’


왼쪽부터 이성균, 김병재, 고혁준, 한상윤 튜터


방학에도 이른 아침부터 백양관 6층 영상 스튜디오로 향하는 학생들이 있다. ‘연세 프리미엄 인강’에서 동기와 후배를 위해 강의를 촬영하는 학부생 튜터들이다. ‘연세 프리미엄 인강’은 우리 대학교가 최초로 시작한 온라인 튜터링 프로그램으로 학부생이 직접 학습 계획부터 강의안 제작, 촬영까지 진행한다.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전공 공부에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보다 쉽고 압축적으로 정리해 30분 내외의 강의로 제공하고 있다. 자신의 학습 경험과 노하우를 녹인 강의를 만들어 학우들을 돕는 학부생 튜터들을 만났다. 



“같은 길을 걷게 될 학우들을 위해 지원했어요.”

작년에 시작해 올해 2기가 활동 중인 ‘연세 프리미엄 인강’은 2003년 시작한 ‘독수리 튜터링 프로그램’이 발전된 것이다. 본래 독수리 튜터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튜터들 중 우수 튜터를 선정해 2007년부터 온라인 강의를 제작했지만, 2022년부터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운영되며 공개 모집을 통해 튜터를 선발하고 있다. 지원 과목 성적 A- 이상, 학습 계획서 및 강의 샘플 영상 제출 등 쉽지 않은 지원 자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며 2기 튜터 모집에서 4: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학생들의 강의 전달력과 강의 구성 등 개개인의 능력이 튜터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지만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과목 개설도 튜터 선발에 큰 영향을 준다. 교수학습혁신센터에서 매년 진행하는 설문 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온라인 튜터링으로 수강하고 싶은 강의를 파악하고, 이 결과를 튜터 선정에 적극 반영한다. ‘연세 프리미엄 인강’ 2기에는 실험 영상을 활용한 기초 아날로그 실험/기초 디지털 실험을 비롯해 기초 회로 이론, 수리통계학(1), 유기화학(1), 일반/공학 화학 및 실험(1) 등 5개 과목이 개설된다. 자신의 공부를 하기에도 바쁠 시간에,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튜터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일까?


“저희 전기전자공학과에는 필수 실험 과목이 2개가 있습니다. 실험 과목은 투여되는 시간은 많은데 결과를 보고서로 제출하다 보니 성적이 나왔을 때 어디서 점수가 차감됐는지 알 수가 없어서 학습 의욕이 꺾이기 쉬워요. 그래서 이 실험이 왜 중요한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동기를 부여하고자 4명이 한 팀을 이뤄 지원했습니다.”

한상윤(전기전자공학 18, 연세 프리미엄 인강 2기 기초 아날로그 실험/기초 디지털 실험 튜터)


“이전에 독수리 튜터링에 튜티로 참여했는데, 제가 비전공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이 생겨서 진로를 변경한 경우라 튜터링이 큰 도움이 됐어요. 비전공자로서 공부하면서 쌓은 노하우나 공부 방법을 공유하면서 제 나름의 보답을 하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이성균(정치외교학/응용통계학 18, 연세 프리미엄 인강 2기 수리통계학(1) 튜터)


“저도 1학기 때 독수리 튜터링에 튜티로 참여해 좋은 튜터분들을 만났어요. 수업과 관련한 부분은 물론이고 학습 습관 등 수업 외적으로도 조언을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죠. 저도 제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다른 학생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소규모 오프라인 튜터링 특성상 한계가 있더라고요. 온라인 튜터로 활동하며 인원수에 제한받지 않고 보다 많은 학생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시작했습니다.”

고혁준(생화학 21, 연세 프리미엄 인강 2기 유기화학(1) 튜터)



높은 퀄리티의 강의를 만들기 위한 정성과 노력

‘연세 프리미엄 인강’의 모든 강의는 LearnUs에서 시청할 수 있다. 향후 재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자문 교수님과 특허 법인에 강의안 검토를 받은 후 촬영을 진행하며 강의의 전문성과 저작권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과정 하나하나가 녹록지 않다.


고혁준 튜터의 유기화학(1) 강의안


“혼자서 시험 준비를 할 때는 개념을 익히고 연습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면서 기계적으로 공부했었는데,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는 등, 챙기는 내용이 많아지더라고요. 강의를 준비하며 오류나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중요한 개념들을 다 챙기면서도 간결한 강의를 만들기 위해 강의안을 준비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저작권도 주의해야 하니까 시각 자료를 직접 제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성균 튜터


“전기전자공학과 안에서도 다른 세부 분야를 공부하는 4명이 모여 두 개의 실험 과목을 준비했어요. 혼자가 아닌 팀이다 보니 서로 소통하고 일정 및 의견을 조율하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자문 교수님도 세 분이어서 강의안을 자문받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배로 걸리더라고요. 그 대신 콘텐츠 품질만큼은 자신할 수 있습니다.” 

한상윤 튜터


학생 튜터들은 30분 분량의 강의안을 만드는 데 평균 6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강의안을 제작한 후에는 낯선 촬영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촬영할 때 스튜디오 안에 카메라와 PD님밖에 없어서 그 상황이 상당히 적막하고 어색합니다. NG가 나면 다시 촬영해야 하니 부담감에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카메라를 보고 언어적 표현만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해서 말을 한 번에 깔끔하게 하는 게 어려웠어요.”

김병재(화학/물리학 18, 연세 프리미엄 인강 1기 일반공학 물리학 및 실험(1) 튜터)


“강의가 길어지거나 지루해지지 않도록 최대한 강의 내용을 쉽고 콤팩트하게 전달하고자 신경 썼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목소리입니다. 집중력에 영향을 많이 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서 강조할 부분을 제외하고는 목소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혁준 튜터

연세 프리미엄 인강 1기 강의


튜터들의 노력이 담긴 강의들은 지난 5월 말 공개 이후 총 조회 수 3,000회(연세 프리미엄 인강 1기 강의, 2023.08.16 기준)를 훌쩍 넘겼다.



가려웠던 곳을 긁어 주는 강의가 되길

튜터들은 수업을 들으며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나 시험을 앞두고 공부할 때 자신들의 강의가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수리통계학 수업을 들을 때 강의가 영어로 진행돼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시험을 준비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주변에 물어볼 곳도 없어서 답답했던 경험을 살려 한국어로 촬영을 하고, 개념 설명 위주로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한 학기에 시험을 4번 봐서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시험 준비와 병행하면서 볼 수 있게 강의 내용을 압축했어요. 본 수업에서 이해가 안 됐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입니다.”

이성균 튜터


“실험 과목은 일반 과목과 달리 전공 지식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실험하고 분석해야 하다 보니 총체적인 시야를 갖는 게 중요해요. 4학년이 되니 전공 지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저도 1학년 때는 이 개념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넓은 범위를 공부해야 하는 실험 과목에서 저희 팀의 강의가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한상윤 튜터



“유기화학은 진입 장벽을 넘어서기만 하면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인데,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팁과 더불어,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어려운 내용은 배제해 강의를 구성했습니다. 제 강의가 혼자 공부할 때는 어려워 보였던 진입 장벽을 넘을 수 있게 도와주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고혁준 튜터


‘연세 프리미엄 인강’ 1기로 참여한 김병재 튜터는 자신의 강의 조회 수를 보며 목표를 이룬 것 같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김병재 튜터의 일반·공학 물리학 및 실험(1) 강의 화면


“개념 설명 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문제로 구성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의를 만들고자 했는데, 조회 수가 800회가 넘어가더라고요. 제 강의를 시청한 학생이 800여 명 정도라면 그중에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웃음).” 

김병재 튜터



한층 성장하는 값진 경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온라인 튜터링이지만 튜터들도 스스로 성장하는 경험이 됐다.


“내년에 통계학과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연세 프리미엄 인강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공부가 됐어요. 통계학에서 중요한 과목인 수리통계학 전 범위를 다시 복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이성균 튜터



“촬영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말이 자꾸 꼬여서 NG를 자주 냈어요. 촬영이 진행될수록 말이 끊기지 않고 유창하게 나오더라고요.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연세 프리미엄 인강 튜터로 활동하면서 극복했습니다.”

김병재 튜터


튜터들은 모두 ‘연세 프리미엄 인강’ 튜터 지원을 적극 추천했다. 수많은 학부생 중 선발돼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촬영하는 독특한 경험은 튜터들을 학문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시켰다. 



지식 공유가 연세의 문화로 자리 잡길


‘연세 프리미엄 인강’은 단순히 일회성 대외 활동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지식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튜터링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수혜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저도 학생들을 위해 한몫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튜터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개인적인 일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마인드를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이성균 튜터


“코로나 이후로 선후배 간의 교류가 줄어든 것 같아요. 아카라카나 연고전 등 행사에서는 하나의 연세인으로 힘을 합치며 교감하지만 학업적인 부분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이끄는 문화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연세 프리미엄 인강을 시작으로 선배가 후배를 도와주는 문화가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한상윤 튜터


“자신의 학습 경험을 공유하는 게 소박해 보이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지식 나눔, 학습 경험 공유가 우리 대학교의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서 다른 대학교의 모범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혁준 튜터


지식 공유와 나눔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튜터들을 보며, 앞으로도 튜터들의 강의를 보고 도움을 받은 학생이 다음 기수의 튜터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우리 대학교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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