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내면이 단단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03-27

“내면이 단단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끊임없이 자신을 채워 가는 13년 차 배우, 이채은 신입생(철학 23)



지난해 1월 방송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채은 배우. 촬영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가 올해 우리 대학교 신입생이 됐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목표를 향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현재 국제캠퍼스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대학생으로서 새롭게 경험하는 모든 것이 즐겁고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1학년 전체가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아요.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처음 해 보는 기숙사 생활도 재미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신났던 건 응원 OT였어요. 제가 연세의 일원이 됐다는 걸 실감한 날이었어요.”




대학 생활이 어떤지 묻자 그는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이미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라 유명세 때문에 힘든 점은 없는지도 궁금했다. 그는 “워낙 조용한 편이라 처음에는 알아보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며, “이제 학과 동기들은 (배우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신입생으로 대해 주기 때문에 편하다.”고 말했다. 



철학 전공, 배우로서의 성장을 위한 선택 

이채은 배우의 전공은 철학이다. 그동안의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영화과에 지원할 수도 있었지만, 일반 학과를 선택했다. 한창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에 우연히 읽게 된 인문학 서적들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공정하다는 착각’이었다.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 등 공감하는 주제가 많아 제법 두꺼운 책이었지만 지루한 줄 몰랐다. 이후 칸트·헤겔 등 철학, 미학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이런 책들을 읽을 때면 막연한 생각이 구체화되는 것 같아 좋았고,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논쟁들을 다루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고 한다. 


“배우는 작품 속 인물과 그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잖아요. 그걸 잘하려면 제 내면이 단단하게 채워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철학을 제대로 공부하면, 저 자신의 깊이도 더할 수 있고, 배우로서 인물에 대한 이해도도 넓힐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곱 살 때 데뷔, 올해로 연기 경력 13년 차  

그가 배우가 된 것은 일곱 살 때였다. 어릴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연기학원 관계자의 눈에 띄어 배우가 됐다. 이후 2011년, 연기를 배운 지 6개월 만에 영화 오디션에 합격해 바로 데뷔했다. 그 작품이 바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다. 


“낯가림이 무척 심했는데도 무대에 서는 건 좋아했어요. 카메라 앞에서도 긴장을 하지 않는다고 주변에서 신기해했죠. 생각해 보면 아주 소극적인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어떤 인물이 돼 카메라 앞에 설 때, 오히려 나를 표현하고 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출구로 연기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노래보다는 연기가 더 맞을 것 같아 계속 배우의 길을 걷게 됐죠.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확고했어요.”


일찍 데뷔한 덕분에 올해 스무 살이지만 그의 연기 경력은 벌써 13년 차에 접어든다. 그동안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시작으로, ‘피끓는 청춘’,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덕혜옹주’, ‘강철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함께 출연하는 대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워요. 특히 영화 ‘덕혜옹주’를 같이 촬영한 손예진 선배님은 순간적인 몰입도가 엄청나서 놀랐어요.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어떻게 곧바로 그런 감정을 끌어내는지,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배우로서 몰입의 기술을 고민하고 제 나름의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됐어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요.”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는, ‘내면이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연기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연기할 때는 역할에 완전히 스며들어 오롯이 그 인물로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하지만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나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또, 앞으로 4년간 대학 생활도 열심히 해서 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우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자신의 바람과 생각을 전하는 이채은 배우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내면의 강건함이 느껴졌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과 삶에 대한 꾸준한 성찰은 배우로서 그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자산이다. 지나온 길보다, 그가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이유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으로 듣기

 

vol. 633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