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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주자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2-06-24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주자

다양한 이들의 자아 찾기를 돕는 조력자, 권인택 오픈놀 대표(철학/정치외교학/영어영문학 05) 




스스로의 꿈에 확신이 없는 이들에게 변화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진로 선택은 매 순간 일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결정 앞에서 눈앞이 캄캄해지곤 한다. ‘과연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분야가 나에게 맞을까’, 확신이 안 선다. 학과 선택, 직업 선택, 인생 후반전의 일 선택 등 인생의 길목마다 때로는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관심이나 꿈과는 거리가 먼 선택으로 힘들게 돌아가기도 한다. 특히 취업이라는 높은 산을 앞에 둔 대부분의 청년들은 모든 게 어렵기만 하다. 


가입자 30만 명이 넘는 취업교육 플랫폼 ‘오픈놀(Openknowl)’의 권인택 대표는 구직자들이 ‘자신만의 색과 가치를 깨달아 진정한 자아를 찾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이를 돕고 있다. 다양한 멘토링 교육 및 프로그램과 IT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과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꿈을 현실로 연결하는 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남들과 다르기보다 나 자신에 충실한 삶 

대학시절 포스코에서 산학장학생으로 일했던 권인택 동문은 졸업 후 포스코 인사팀에 취업했다가 오픈놀을 창업했다.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의 목표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했던 이력을 보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확고한 개성을 갖고 자유로움 속에서 ‘남들보다 튀는’ 진로를 선택해 왔던 것 같다. 게다가 그는 대학시절 무려 영어영문학, 철학, 정치외교학, 3개의 전공을 이수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의외다.


“저는 그냥 남들처럼 평범했던 것 같아요.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최선을 다했어요. MBTI 테스트를 해 봐도 저는 즉흥적이고 자유롭기보다는 굉장히 계획적인 ESTJ 유형이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대입 3수를 했는데 흐지부지한 대학생활을 할 바에는 좀 준비된 생활을 하자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몇 가지 목표를 세웠죠. ‘학문, 여행, 연애, 종교, 돈’에 미쳐보겠다고 결심했어요. 그게 전공을 3개나 이수한 것으로도 이어졌고요.” 


그는 그 목표를 실제 실행하기 위한 경험들을 쌓았다. ‘여행에 미쳐보자’는 미션을 달성하고자 했지만 동시에 평범한 여행이 아닌, 좀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경험이 되기를 원했다. 그는 명문 대학 투어를 콘셉트로 잡고 “세계적 명문 대학은 어떻게 온전히 학문의 산실로, 몇백 년간 전통을 이어왔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기로 했다. 


“하버드, 예일, 스탠퍼드, 옥스퍼드 등 유명 대학들을 탐방하면서 때론 도강도 하고, 그곳 도서관에서 자기도 했어요. (웃음) 그런데 옥스퍼드 학부에 ‘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ics (PPE)’ 과정이 있더라고요. 그게 인상 깊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찾아보려 하니 없었죠. 문학과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이른바 문사철(文史哲)은 인문학도의 기본 소양이라는 생각에 이런 수업들을 열심히 들었어요. 관련해서 전공도 여러 개를 하게 됐고요. 실은 매우 계획적으로 전공 선택을 했던 거예요. 기본적인 학문을 이때 배우고 ‘진짜 공부’는 대학원에서 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며 했습니다.” 


어찌 보면 그의 말대로 계획대로,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충실한 것 같지만 사실 그는 그 시스템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만의 방식과 길을 찾아왔던 셈이다. 




빠른 성장보다 한 걸음씩 완성해 가는 과정 

그가 진로 교육/취업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포스코 인사팀에서 일하면서다. 산학장학생을 선발하는 면접에서 비슷한 스펙을 가진 응시자들이 모두 비슷한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남들과 다르지 않은 복제품에 불과한 것 같다’고 느꼈다. 인사팀에서 근무할 때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로 괴로워하는 동료들도 목격했다. 청년들이 자신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다른 이들의 꿈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일은 그의 적성에도 잘 맞았고 의미 있는 일이기도 했기에 주저하지 않고 창업으로 실행했다.


“제일 먼저 사람을 채용할 때 실력이 충분히 드러나는 채용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회사에 말하니 그렇다면 창업을 해 보고 다시 돌아오라는 권유를 받았죠. 2년 정도 유예를 받아 창업에 뛰어들었어요. 1년간은 잘 풀리지 않아 회사로 다시 돌아갈까 싶기도 했어요.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때 우리 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 무료로 공간을 빌려주셨어요. 끊임없는 실패와 재도전의 시간이었기에 공간 지원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곳을 집이자 사무실로 삼아 일과 숙식을 함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 CNS 취업을 앞둔 친구 둘을 설득해 함께 동참하게 됐지요. 그 친구들은 지금도 오픈놀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사실 제 아내도 연세 동문이에요. (웃음) 제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연세가 든든한 품이 돼 준 것 같아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녔고, 창업 지원도 받았고,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도 연세에서 비롯됐으니까요.”


초창기 매 순간 벽에 맞닥뜨리는 것 같았다는 권인택 동문은 매출이 0원이었던 시간을 이겨내며 내공을 쌓아왔다. 가입자만 30만 명이 넘고, 국내 유수 스타트업과 대기업 고객을 확보했음은 물론 퇴사한 포스코로부터 투자를 받고, 올해는 206억 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까지 받았다. 어느 순간 집중 조명을 받으며 교육 스타트업계의 스타가 됐지만, 권 동문은 다른 성공한 스타트업들에 비해 늦게 성장한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잘나가는 스타트업들 중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도 많잖아요. 사실 저희는 마케팅도 홍보도 하지 않았어요. 10년 동안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보고 실제 이야기를 듣다 보니, 흔히 세상을 바꾼다고들 하잖아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내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마침내 받아들여지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그때 그 일을 내가 계속하고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렇게 연속성 속의 편린들을 보면 스스로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고, 또 기업들도 그렇게 커 가는 거였어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정진’이 중요한 것이고, 오픈놀은 그렇게 성장했어요.”  



누군가의 가치를 발견하고 변화를 마주하는 보람 

권인택 대표가 다른 이들의 가치를 찾아 주는 이 일에 가장 보람을 느끼고 즐거울 때는 실제 그들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목격할 때다. 사람의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즉 그들이 원하고 또 잘 맞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일을 만들어 가다 보니, 그 스스로에게도 일의 의미가 남다르다.


“기억에 남는 한 학생이 있어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이었는데, 수학 교사가 되고 싶어 했고, 실제로 수학도 잘했어요. 수학을 공부하면서 이 학생은 좌표 평면을 공부하면 누가 만들었는지 그 근원에 대해 찾아보더라고요. 데카르트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철학자로 유명하지만 수학자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러다 신과 인간 세계를 연구한 데카르트의 존재 철학까지 공부하게 됐어요. 그 친구는 결국 신학과에 갔어요. 처음에 제가 ‘너는 신학 쪽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조언해 줬을 때 그 학생조차도 의아해했었거든요.”


그는 ‘하나를 뚫어 전체를 본다’는 노자의 말을 좋아한다. 지금의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전체를 보면 파생돼 갈 수 있는 여러 길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구나 가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너무 획일화된 사고로 진로 선택을 하고 있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취업을 도와주는 일에서도 ‘좋은 회사’를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보다 ‘나’를 중심에 둔다. 자신의 가치관이 기업의 성향에 맞는지를 보는 접근 방식으로 기획한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한 시장이 괜찮아 보여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할 수 있는 일인가, 꾸준히 나를 완성해 갈 수 있는 사업인가가 중요하다. “창업을 하지 말고 원래 하려던 일을 하라”는 그의 말은 묵직하다. 


“청년들에게 원래 하려던 일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내가 평생 하려던 일이면 그것이 창업이 됐든, 어떤 직무이든 무엇인가가 생길 거예요. 자신을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내 코어를 먼저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정진하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일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구인구직 솔루션 ‘미니 인턴’ 

오픈놀의 성장을 견인한 대표 서비스는 ‘미니 인턴’이다. 취업 준비생들이나 기업 채용 담당자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니 인턴은 직무에 대한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 자신의 역량을 잘 펼칠 수 있는 곳에 취업하려는 청년들 사이의 간극을 좁혀 주는 솔루션이다. 구직자들에게 채용 직무에서의 역량을 검증해 볼 수 있는 과제를 주고 2주간 과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온라인 인턴십 과정이다. 구직자들은 스펙이나 학벌에 상관없이 자신의 실력을 드러낼 수 있고, 기업은 과제 결과물 평가를 통해 실력자를 뽑을 수 있다. 현재까지 미니 인턴에 참여한 기업 프로젝트만 5,000여 개로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큰 만족을 주는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기업들이 취업 포털 사이트 같은 데 공고를 내도 사이트에 사람들이 잘 안 들어와요. 왜냐하면 그곳엔 구직자가 빠져 있거든요. 저희는 큰 개념부터 구직자가 드러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면접을 본다고 해도 자소서와 짧은 면접 시간 동안 그 사람의 역량에 대해 어떻게 다 파악을 하겠어요. 그래서 직무 수행 과제라는 아이디어를 착안했어요. 온라인에서 먼저 직무를 수행해 봄으로써 구직자들의 세밀한 강점들을 찾고, 어필할 수 있는 실제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 사람을 뽑는 데 소요되는 자원을 아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갈수록 정기공채가 없어지고 그때그때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으로 채용시장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미니 인턴이 좋은 시스템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미니 인턴은 단순히 우수 인재 선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외부의 시선, 낯설게 보기를 통해서 기업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 구직자는 미니 인턴의 과제를 통해 한 기업의 서비스 유저 수를 3개월 만에 3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늘릴 수 있었다고 한다. 


미니 인턴은 선순환의 구조도 갖추고 있다. 미니 인턴을 통해 취업한 구직자들이 다른 구직자들에게 멘토링을 한다. 또 미니 인턴을 통한 채용에 실패하더라도 오픈놀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 재교육을 받고 보완해 나간다. 미니 인턴이라는 취업 플랫폼이 점점 교육으로도 확장되고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사업이 아닌, 산업을 변화시키기 위해 

권인택 대표는 이렇게 채용의 관점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고 채용 시장의 변화를 통찰력 있게 감지하고 있다. 


“채용 시장의 변화로 ‘일 경험’을 꼽고 싶어요. 스펙이나 학벌을 넘어 지원자의 경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구직자도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경험의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하는 것이에요. 과거에는 평생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자리’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일거리’로 바뀌고 있어요. 기업도 구직자도 그 기준을 삶의 방향성에 맞는 ‘경험’에 두게 될 거예요. 미니 인턴 역시 이런 트렌드에 따라 더욱 진화하고자 하고요.” 


권인택 동문은 인생의 단계별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성을 갖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중년, 경력단절 여성(최근엔 ‘경력보유 여성’이라고도 표현), 은퇴 후 창업 준비자 등 폭넓은 대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픈놀이라는 회사명은 ‘Open Knowledge’를 줄인 것이다. 그는 오픈놀이 단순히 취업 교육 플랫폼으로 규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저희는 개인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을 돕고 또 이를 돕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죠. 사실 중심은 똑같아요. 같은 것을 하고 있지만 연계성을 가지고 기존에 나뉘었던 틀을 깨면서 점점 확장되는 것이죠. 누구는 오픈놀이 취업 플랫폼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액셀러레이터라고 해요. 하지만 결국 추구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개인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죠.” 


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틀을 깨 나갈 것이다. 화려한 성공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다른 사람의 평판에 좌지우지되기보다는 늘 그랬듯이 본질에 집중할 것이다. 오픈놀을 통해 진정 이루고 싶은 것은 ‘사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산업을 바꾸는 것’이라 말하는 권인택 동문. 사업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단기간의 수익에 집착하게 되고 사업의 그릇, 자신의 그릇을 키우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다. 그렇게 큰 관점에서 그는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산업의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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